중년 부부 grigogl 도연
"누군가는 멀리서 우리가 손잡고 가는 모습을 보면
엄청 다정한 부부라고 생각할거야"
"하하"
"또 누군가는 저렇게 나이 들어가야지 할 수도 있겠지?"
"하하 그럴 지도."
집 근처 식당에서 추어탕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문을 나오면서 남편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손을 자주 잡는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횡단보도를 건널 때,
자전거가 달리는 산책로에서 등등..
불시에 올라오는 나의 어지럼증이 바꿔 놓은 우리의 일상이다.
좀 더 젊은 시절, 뭐가 그리 바쁜지 혼자 앞서가는 모습이 못마땅해서
뿔이 난 마음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던 적이 있었다.
다정이 무섭다지만, 그 다정으로 돌아봐주기를 바라던 애먼 마음이 모래알처럼 까끌거리며 입안에서 자글자글 씹히던 때이기도 했다.
이젠 그런 다정도 상관없을 품이 생겼건만,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는 듯 하다.
그렇다면 그 무섭고도 어려운 다정을 이제라도 같이 경험해보라고 기회를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질 만큼 경험은 충분히 하고 있으니
어지럼증은 이제 쫌.. 가주면 안 될까..